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2008. 12. 7. 15:53책/소설

반응형


이 작품은 얘기는 많이 들었었지만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기 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소설이다.

아직은 이 작품 하나만 읽었기 때문에 주제 사라마구 라는 작가의 분위기같은 것은 모르지만, 이 작품 하나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내어놓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제 사라마구의 노벨상 수상작은 수도원의 비망록이고, 이 눈먼 자들의 도시는 아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도시는 이름이 없다. 단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 공간이라는 설정일 뿐이다.

공간에 대한 한계를 지어주기 보다는 인간들이 모여사는 어떠한 곳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한 사람이 눈이 멀게 된다. 그것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질병(?)이랄까 그런 것이다.

이 새로운 질병은 빠른 속도로 전파가 되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된다. 단 한사람만 빼고 말이다.

그 단 한사람은 처음으로 눈이 먼 남자를 진료했던 안과의사의 아내이다. - 이 소설의 특징은 명칭이 없다는 것이다. 도시 이름도, 사람들의 이름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의사의 아내, 처음으로 눈이 먼 남자 이런 식으로만 묘사한다. 또한 대사에 대한 구분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보통은 따옴표로 묶어서 표시하거나 독립된 줄에 표현하거나 하는데 말이다.

이 의사의 아내가 왜 눈이 멀지 않는 지는 알 수 없다. 우겨서 이 여성이 성인이라고 말한다면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이 여성과 동급의 성인이 존재하지 않을런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 의사의 아내는 절대 성인은 아니다. 아주 인간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처음에 눈이 먼 사람들은 모두 정신병원이었던 건물에 격리 수용된다. 남편이 걱정되었던 의사의 아내는 눈이 안보인다는 거짓말을 하고 같이 수용된다.

그 곳에서, 모두가 안보이는 그 안에서 인간들의 몰락이랄까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랄까 그런 현상들이 나타난다.

모두가 보이는 안에 안보이는 사람이 한둘이 있는 것과 모두가 안보이는 안데 보이는 사람이 한둘이라는 것은 엄청난 차이이다.

또한 의사의 아내는 모두의 공동 노예가 될 수도 있는 자신이 보인다는 사실을 숨긴다. - 하지만 안보이는 척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모두는 다른 모두가 안보인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욱 자신에 대한 절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힘으로 모두를 지배하고자 했던 이들의 등장과 그들과의 투쟁 - 여기에서 시발점은 의사의 아내가 된다

결국 정신병원에서 밖으로 나왔지만 그들에게 보여지는 현실은 바깥 세상 역시 눈먼 자들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바깥 세상에서 그들은 - 여기서 그들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몇몇이다. 이들은 의사의 아내가 존재함으로 해서 더 이상 무절제 공황의 상태로 빠지지 않은 유일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 적응을 하고 자신들의 쉼터를 마련한다.

이미 모든 이들이 유목민이 되어버린 - 보이지 않기에 돌아갈 수 없다 -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공간과 보이는 사람에 의해 풍족하진 않지만 굶지 않아도 될 정도의 식량을 가진 그들은 그래도 밤마다 자신들에게 들려주는 책읽기에 남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는 또 어느 순간 모두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마지막에 의사의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 빨간색이 의사의 아내의 말이고, 파란색은 의사의 말이다.

우리는 과연 어떤 것들을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일까

주제 사라마구는 포르투갈에서 1922년에 태어났다. 그럼 현재 나이가....엄...한국 나이로 87세다....

이 소설은 1995년에 썼고 최근에 쓴 작품 죽음의 중지는 2005년작이다.

이 왕성한 창작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눈뜬 자들의 도시도 샀다. 다른 읽을거리를 다 읽으면 빨리 읽어야 겠다.

그런데 영화는 과연 소설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 이 책의 내용만으로 보면 영화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응형